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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빠'와 '야심 찬 창업가'는 양립할 수 있는가

'좋은 아빠'와 '야심 찬 창업가'는 양립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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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키우는 일과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일은 흔히 제로섬 게임처럼 묘사된다. 개발자이자 창업가인 니콜라스 샤리에르는 YC(와이컴비네이터) 프로그램을 밟던 시절, 생후 7개월 된 딸의 존재를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는 두 아이와 반려견, 빽빽한 일정을 안고 산다. 한때 일이 곧 삶이었지만, 이제는 삶이 일과 경쟁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긴장을 감추는 대신 정면으로 꺼내 놓는다. 기술 업계에서 일과 육아의 충돌은 자주 언급되지 않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가 인용하는 폴 그레이엄의 말은 냉정하다. 아이는 분명히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이미 삶이 정돈돼 있던 사람일수록 단지 그 일을 처리할 시간이 줄어들 뿐이라는 것이다. 샤리에르 역시 자신을 생산적이고 조직적인 사람이라 평가하지만, 아이가 있는 지금의 주간 성과와 아이가 없던 시절의 성과를 비교하면 눈에 보이는 격차가 있다고 인정한다. 부양할 대상이 없을 때는 시간이 남아돌았다는 자각이다. 인생은 짧다는 말을 모두가 알지만, 아이가 생긴 뒤 그 시간은 열 배쯤 더 짧게 느껴진다고 그는 적는다.

위인전이 감춘 이면

샤리에르가 존경하는 인물은 대부분 무언가를 만들어 낸 빌더들이다. 그는 수많은 창업가 전기를 탐독하다 불편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들 상당수가 형편없는 부모였다는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는 '때가 아니다'라며 딸 리사를 사실상 외면했고, 아인슈타인은 일에 몰두하느라 자녀 곁에서도 늘 부재했으며 결국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 일론 머스크는 자녀도 회사도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누구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쓸 수 없는 구조라고 그는 지적한다. 에디슨, 포드, 페라리로 이어지는 위대한 창업가들의 전기에는 행간마다 '나쁜 부모'라는 또 다른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그의 관점이 갈린다. 그가 아는 야심 찬 부모 대부분은 육아를 위임하는 선택을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샤리에르는 그 선택을 거부한다. 그는 '질 높은 시간(quality time)' 이론을 믿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대신 함께 보내는 시간의 절대량을 극대화하는 쪽을 택하며, 그 양에는 수확 체감이 없다고 본다. 문제는 아이가 어릴수록 함께한 시간이 더 중요한데, 그 시기가 하필 커리어의 전성기와 겹친다는 데 있다.

양자택일을 거부하는 야심

주목할 대목은 그가 폴 그레이엄과 갈라서는 부분이다. 그레이엄은 인정하기 싫지만 아이를 가지면 야심이 줄어들 수 있다고 썼다. 샤리에르의 반박은 분명하다. 자신은 덜 야심적이지 않으며, 다만 '좋은 아빠가 되는 일'에 대해서도 야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훌륭한 아버지와 훌륭한 성취자가 겹치는 경우가 드물다는 자신의 관찰을 인정하면서도, 드물다는 것이 결코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폴 그레이엄, DHH, 제프 딘, 마크 저커버그처럼 두 전선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드문 성공 사례를 그는 근거로 든다.

그의 전략 자체는 화려하지 않다. 집중을 유지하고,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며, 실행력을 계속 개선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일의 형태를 명확히 정의하고,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건강에 집중하며, 평일 저녁 식사와 주말은 가족을 우선한다는 시간 규칙을 세우고, 시간을 잡아먹는 활동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식이다. 명확한 목표와 규율로 복리형 성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완벽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좌절을 소리 내어 말하면서 동시에 양자택일이라는 전제 자체를 거부하는 셈이다.

한국 IT 실무자에게 남는 함의

이 글은 데이터도 방법론도 아닌 한 사람의 신념 선언에 가깝다. 그렇기에 한계도 뚜렷하다. '함께한 시간의 양이 곧 좋은 부모'라는 전제는 검증된 명제가 아니라 개인적 확신이며, 위임을 택한 부모를 은연중에 낮게 평가하는 프레임으로 읽힐 여지도 있다. 그가 든 이중 성공 사례들이 대체로 '이른 성공' 이후에 육아 여력을 확보했다는 점 역시, 초기 창업의 밀도 높은 시기를 지나는 실무자에게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야근과 성과 압박이 상수처럼 여겨지는 한국 개발·창업 환경에서 이 텍스트가 주는 질문은 유효하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되, 그 제약을 야심의 포기가 아니라 실행의 규율을 강제하는 조건으로 재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목표를 뾰족하게 다듬고 소모적 활동을 걷어내는 그의 처방은 육아 여부와 무관하게 시간이 유한한 모든 실무자에게 통한다. 그는 이 글을 쓴 이유를 '아무도 이런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야심을 버리는 대신, 좋은 부모가 되는 것까지 야심의 범위에 넣자는 그의 제안은 정답이라기보다 각자가 자기 답을 찾도록 떠미는 도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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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nicholascharriere.com/blog/being-ambitious-and-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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