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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8.18 34

보이지 않는 색 '올로': 망막 원뿔세포를 겨냥한 레이저가 연 새로운 시각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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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볼 수 있는 색은 무한해 보이지만, 사실 인간의 색 지각은 망막에 있는 세 종류의 원뿔세포(S·M·L)가 빛의 파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2025년 4월 18일, 미국 UC 버클리 연구진은 이 세 세포 중 M 원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자극해 평소에는 결코 볼 수 없는 색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올로(olo)'라고 이름 붙인 이 색은 정상적인 시각 조건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이른바 상상 속의 색이다.

올로가 자연 상태에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원뿔세포들의 감도가 서로 겹치기 때문이다. 가시광선 영역의 어떤 파장도 M 원뿔세포만 홀로 활성화하지 못하고, 반드시 S 또는 L 원뿔세포를 함께 자극한다.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자극인 단색광(monochromatic stimulus)으로도 M 세포만 따로 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 결과 올로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색 영역, 즉 가시 색역(gamut)의 바깥에 위치한다.

개별 세포를 겨냥한 레이저 기법

연구진이 택한 방법은 망막의 일부 영역을 정밀하게 지도로 만들어 각 원뿔세포가 S인지 M인지 L인지를 하나하나 식별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레이저로 아주 미세한 양의 빛을 쏘아 S·L 세포는 되도록 피하고 M 세포만 골라 자극했다. 색 자체를 화면에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색을 지각하는 신경 세포를 물리적으로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디스플레이 기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실제로 올로를 경험한 사람은 이 실험에 참여한 다섯 명뿐이다. 이들은 올로를 '전례 없는 채도의 청록색'이라고 묘사했고, 공동 저자인 렌 응(Ren Ng) 교수는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색보다도 채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sRGB 색 공간에서 올로에 가장 가까운 색을 16진수 코드 #00FFCC로 지목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근사치일 뿐 화면에 표시된 #00FFCC가 올로 자체는 아니다. 색의 이름은 이론적인 LMS 색 공간 좌표 (0, 1, 0)에서 따왔는데, 이 숫자 배열이 리트(leet) 표기로 'olo'처럼 읽힌다.

실무적 함의와 남은 논쟁

이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신기한 색의 발견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응 교수와 연구팀은 개별 원뿔세포를 정밀 자극하는 이 기술이 색맹 환자의 색 지각을 보정하거나 증상을 관리하는 데 응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나아가 일반적인 사람보다 더 넓은 범위의 색을 지각하는 사분색시(tetrachromacy)와 같은 향상된 시각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개별 세포 단위로 시각 자극을 제어할 수 있다면, 이는 망막 수준의 정밀 개입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여는 셈이다.

다만 이 성과를 받아들이는 과학계의 시선이 한결같지는 않다. 여러 전문가들은 레이저로 개별 원뿔세포를 정밀 자극해 가시 색역 바깥의 색을 만들어낸 것을 상당한 기술적 성취로 평가한다. 반면 런던 시티 세인트조지스 대학교의 존 바버(John Barbur) 교수 등 일부 학자들은 올로가 과연 진정한 '새로운' 색인지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 존재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올로를 진짜로 새로운 색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학계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실무자 입장에서 올로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색이란 결국 물리적 파장이 아니라 감각 세포의 반응 패턴이 뇌에서 해석된 결과이며, 그 반응 자체를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되면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의 경계 자체가 이동한다는 점이다. 이 색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예술가들의 관심이나 실험을 직접 체험하려는 언론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다섯 명의 피험자와 정밀한 레이저 장비 없이는 누구도 올로를 볼 수 없다. 색맹 보정이나 시각 향상으로의 확장은 여전히 가능성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이 기술이 통제된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응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검증해야 할 과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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