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단과 자료실 테크 뉴스 코딩 퀴즈
테크 뉴스
Hacker News 2026.09.09 28

나무는 '근육'으로 자세를 바로잡는다 — 인장목이 밝혀낸 식물의 감각운동 회로

Hacker News 원문 보기

기울어진 나무가 다시 곧게 서는 광경은 흔하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제어되는지는 오랫동안 명확하지 않았다.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와 클레르몽오베르뉴대학 연구진은 나무가 자기 줄기의 휘어짐을 스스로 감지하고, 특정한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그 굽음을 교정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보여줬다. 핵심은 '인장목(tension wood)'이라 불리는 특수한 목재 조직으로, 마치 근육처럼 수축해 줄기를 잡아당겨 자세를 되돌린다. 이 연구는 학술지 New Phytologist에 게재됐다.

고유수용감각을 식물에서 분리해내기

이 연구의 출발점은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on)'이다. 이는 생물이 자기 신체 각 부위의 위치를 감지하는 감각으로, 오랫동안 동물에게만 있는 능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2년 INRAE가 참여한 연구팀은 식물도 이 감각을 가지며, 이를 통해 자세를 조절하고 가능한 한 곧게 서 있으려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만 이 감각이 실제로 어떤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지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문제는 식물이 성장 방향을 정할 때 중력, 빛의 방향, 그리고 자기 형태(고유수용감각)라는 여러 신호를 동시에 참고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유수용감각만을 따로 떼어내 관찰하려면 나머지 감각 입력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특수한 실험 장치를 고안했다. 사방에서 동시에 빛이 쏟아지는 구(球) 내부에 자기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수평 회전판을 두어, 나무가 중력에 대한 방향도, 빛이 오는 방향도 감지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조건에서 나무에게 남은 유일한 감각은 자기 줄기가 얼마나 휘었는가에 대한 인식뿐이었다.

두 방향으로 작동하는 '근육'

실험은 어린 포플러를 수평으로 눕히는 것에서 시작됐다. 시간이 지나자 나무는 위쪽으로 굽으며 우듬지를 다시 수직 방향으로 되돌렸다. 이 움직임을 이끄는 것이 바로 인장목이다. 인장목은 줄기 윗면에서 수축하면서 잡아당기는 힘을 만들어 줄기를 위로 휘게 한다. 나무가 충분히 굽은 약 10일 뒤, 연구진은 나무를 앞서 설명한 실험 장치로 옮겼다.

그 뒤 몇 주에 걸쳐 줄기는 점차 곧게 펴져 직선 형태로 돌아왔다. 이 교정 과정에서 형성된 목재의 해부학적 구조를 살펴보니 흥미로운 변화가 있었다. 줄기를 위로 휘게 만들던 윗면의 인장목 형성은 장치가 작동하자 멈췄고, 대신 모든 면에서 동일한 목재가 반대쪽 아랫면에 생성됐다. 이 새로운 인장목은 반대 방향으로 당기는 힘을 만들어내는 '길항근'처럼 작동하며 줄기를 서서히 곧은 형태로 되돌렸다.

이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지점이다. 그동안 인장목은 줄기 윗면에만 형성되어 줄기를 위로 굽히는 역할만 한다고 여겨졌다. 산비탈에 자라는 나무의 밑동에서 관찰되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인장목이 동물의 근육처럼 서로 반대되는 두 역할을 맡아,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인장목 형성은 세포 수준에서 조절되며 여러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복잡한 과정이고, 이 과정 자체가 식물의 고유수용감각에 의해 통제된다.

실무적 함의와 남은 과제

연구가 말해주는 큰 그림은 나무가 빛과 중력 같은 환경 신호를 정교하게 감지하는 동시에 자기 형태에 대한 인식을 결합해, 이를 통합·처리하고 인장목을 여러 방향으로 활성화해 가장 적절한 자세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 능력은 폭풍이나 산사태처럼 나무의 위치를 흐트러뜨리는 극한 사건에 대한 회복력의 바탕이 되며, 기후 변화라는 맥락에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진다.

응용 측면에서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연구진의 브뤼노 물리아(Bruno Moulia) INRAE 연구책임자는 이를 두고 나무의 목질부에서 작동하는 '진짜 감각운동 회로'를 발견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장목이 순차적으로 활성화되는 과정의 조율이 어긋나면 과도한 내부 장력이 발생해 목재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뒤집어 말하면 이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어떤 조건에서도 곧고 '이완된' 상태를 유지하는 나무를 얻는 응용 연구의 방향이 다시 짜일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고유수용감각을 기준으로 곧게 서 있는 개체를 선발하는 육종, 예컨대 벼·밀 같은 곡물이 비바람에 쓰러지는 도복(lodging)을 줄이는 연구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결과가 곧바로 실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실험은 어린 포플러를 대상으로, 빛과 중력을 인위적으로 차단한 통제된 장치 안에서 이뤄졌다. 자연 조건의 성숙한 나무나 다양한 수종, 작물에서 같은 메커니즘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의 펠릭스 하르트만(Félix Hartman) INRAE 연구엔지니어가 강조했듯, 나무의 이런 능력을 드러내는 데에는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한 학제적 접근과 상당한 시간·끈기가 필요했다. 식물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자라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상태를 감지하고 되먹임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목재 산업과 작물 육종 양쪽에서 어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이 뉴스가 유용했나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월급 외 수입,
코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7가지 수익 모델을 직접 실습하고, 1,300만원 상당의 자동화 도구와 소스코드를 받아가세요.

144+실전 강의
17개수익 모델
4.9수강생 평점
정규반 자세히 보기

"비전공 직장인인데 반년 만에 수익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실제 수강생 후기
  • 비전공자도 6개월이면 첫 수익
  • 20년 경력 개발자 직강
  • 자동화 프로그램 + 소스코드 제공

매일 AI·개발 뉴스를 받아보세요

주요 테크 뉴스를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스팸 없이, 언제든 구독 취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