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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6.30 39

비판 기사를 지우려는 회사, 그리고 그걸 도와주는 검색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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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기사를 지우려는 회사, 그리고 그걸 도와주는 검색엔진

인터넷에서 기사를 '없애버리는' 방법이 있다고요?

테크 업계에서 글 좀 읽는 분들이라면 'The Pragmatic Engineer'라는 뉴스레터를 아실 거예요. 게르겔리 오로시(Gergely Orosz)라는 분이 운영하는데, 개발자 커리어나 빅테크 내부 이야기를 깊게 파헤치기로 유명하죠. 그런 그가 이번엔 좀 황당한 일을 직접 겪고 글로 남겼어요. 자기가 예전에 쓴 기사를 어떤 회사가 인터넷에서 지우려고 시도했고, 심지어 검색엔진이 그 과정을 도와주는 듯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거예요.

문제의 기사는 Pollen이라는 영국 이벤트·체험 예약 스타트업과 그 창업자 캘럼 니거스-팬시(Callum Negus-Fancey)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Pollen은 한때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잘나가던 회사였는데, 2022년에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주고 화려하게 무너졌거든요. 오로시는 그 붕괴 과정과 경영진의 행태를 꼼꼼히 취재해 기록으로 남겼는데, 바로 그 기사가 표적이 된 거죠.

기사를 지우는 '합법적인' 꼼수들

여기서 핵심을 짚어볼게요. 누군가 마음에 안 드는 기사를 내리고 싶을 때 쓰는 대표적인 수법이 몇 가지 있어요.

첫 번째는 저작권 신고(DMCA) 악용이에요. DMCA가 뭐냐면, 미국의 디지털 저작권 보호법인데요, '내 저작물을 누가 무단으로 베꼈다'고 신고하면 일단 빠르게 내려주는 구조예요. 문제는 이게 너무 빨리, 너무 쉽게 처리된다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는 저작권 침해가 아닌데도 '이 글에 내 사진/문구가 들어갔다'는 식으로 거짓 신고를 넣어서 멀쩡한 비판 기사를 내리는 일이 종종 벌어져요.

두 번째는 검색 결과에서 빼버리기(de-indexing)예요. 글 자체는 사이트에 살아 있어도, 구글 검색에 안 뜨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유럽에는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라는 제도가 있어서, 개인이 신청하면 검색엔진이 특정 결과를 빼주기도 해요. 원래는 사생활 보호를 위한 좋은 취지인데, 이걸 '내 흑역사 기사를 검색에서 지우는 도구'로 악용하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오로시가 화가 난 지점이 바로 여기예요. 명백히 공익적인 취재 기사인데도, 자동화된 신고 처리 시스템이 신고자의 말만 듣고 일단 검색에서 빼주는 식으로 작동하면, 결국 '목소리 큰 쪽'이 이긴다는 거예요.

평판 세탁이라는 산업

사실 이건 한 회사의 일탈이라기보다 업계 전체의 구조적 문제예요. 해외에는 아예 '평판 관리(reputation management)'를 돈 받고 해주는 회사들이 있어요. 부정적인 기사를 검색 아래로 밀어내거나, 각종 신고 제도를 활용해 내리는 일을 대행해 주죠. 또 비판을 막으려고 일부러 소송을 거는 'SLAPP(전략적 봉쇄 소송)'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긴다기보다 상대가 지쳐서 포기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에요. 자동화된 신고 처리에 의존하는 거대 플랫폼일수록 이런 악용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요.

한국 개발자·창작자에게 주는 시사점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우리도 똑같아요. 한국에는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라는 제도가 있어서, 누군가 '이 글이 내 명예를 훼손한다'고 요청하면 플랫폼이 30일간 글을 가려버릴 수 있거든요.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일단 내려가는 구조라, 기술 블로그에 회사 비판이나 제품 후기를 쓰는 분들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무언가 공익적이거나 민감한 글을 쓸 땐 근거 자료와 출처를 따로 백업해 두는 습관이 정말 중요해요. 글이 갑자기 내려가도 '나는 사실에 근거했다'고 증명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또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에 신고 기능을 넣을 때도, 신고 한 번에 자동으로 콘텐츠를 내리는 설계가 얼마나 악용되기 쉬운지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해요.

마무리

핵심은 이거예요. '인터넷은 모든 걸 기억한다'는 말과 달리, 의외로 글 하나를 지우거나 안 보이게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쉽고, 그 권력은 돈과 법무팀을 가진 쪽에 기울어 있다는 거죠. 여러분이 만드는 서비스의 '신고하기' 버튼은 약자를 보호하나요, 아니면 강자가 입막음하는 도구가 되기 쉬운가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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