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단과 자료실 테크 뉴스 코딩 퀴즈
테크 뉴스
Hacker News 2026.08.31 34

팬티 2,000장을 땅에 묻어 스위스 토양의 생명력을 측정하다

Hacker News 원문 보기

면 팬티 한 장을 흙 속에 묻고 두 달을 기다린 뒤 파내면, 구멍의 크기가 그 아래 토양의 상태를 말해준다. 너덜너덜 찢겨 나왔다면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살아 있는 흙이고, 거의 멀쩡하게 돌아왔다면 지하 생태계가 거의 멈춰 있다는 뜻이다. 스위스 농업연구기관 아그로스코페(Agroscope) 연구진이 주도한 '팬티로 증명하기(Proof by underpants)' 프로젝트는 이 단순한 착상을 국가 단위 과학 데이터로 바꿔놓았다. 약 1,000명의 시민 과학자가 참여해 2,000벌이 넘는 유기농 면 팬티와 1만 2,000개의 티백을 스위스 전역 1,000곳에 묻었고, 그 결과는 학술지 'Plants, People, Planet'에 게재됐다.

원리는 소재에 있다. 면은 거의 전부가 셀룰로오스라는 식물성 천연 섬유로 이루어져 있는데, 토양 속 박테리아와 곰팡이는 이를 분해하는 데 능숙하다. 흙이 미생물로 가득할수록 면직물은 빠르게 사라지고, 생물 군집이 약할수록 천은 오래 버틴다. 연구자들은 이전에도 면 스트립이나 전용 티백으로 비슷한 측정을 해왔지만, 그런 방법은 정밀 저울과 세심한 취급을 요구했다. 반면 팬티는 파낸 것을 눈으로 보기만 해도 무슨 뜻인지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 달랐다.

정원 흙이 잔디밭보다 살아 있었다

참가자들은 회수한 팬티를 평평하게 펼쳐 파란 배경에 놓고 촬영했고, 연구팀은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로 원래 천의 몇 퍼센트가 남았는지 계산했다. 이 수치가 토양 생물 활성도를 나타내는 '팬티 지수(Underpants Index)'다. 평균적으로 한 달 뒤에는 약 10퍼센트가 분해됐고, 두 달이 지나면 약 50퍼센트까지 치솟았다. 다만 묻은 장소에 따라 편차가 컸다. 분해 속도를 가르는 가장 큰 요인은 토지 이용 방식이었다. 개인 정원이 두 달 뒤 평균 58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경작지가 51퍼센트, 영구 초지가 47퍼센트로 뒤를 이었으며, 잔디밭이 40퍼센트로 최하위였다.

개인 정원은 모든 토지 유형 중 토양 유기탄소와 가용 영양분 수준이 가장 높았는데, 이것이 왕성한 생물 활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잦은 경운으로 흙이 교란되는 농경지가 잔디밭보다 성적이 좋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쟁기질 같은 물리적 교란이 경우에 따라 토양 생물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 반대로 잔디밭은 자주 깎이고 제초제가 뿌려지며 단일 품종 위주로 조성되는데, 이런 관리 방식이 분해를 이끄는 지하 군집을 억누를 수 있다. 다만 연구는 잔디밭의 차이를 특정 관리 관행 하나로 단정하지는 못했다.

좋아 보이는 점수 뒤에 숨은 과잉 시비

예상 밖 결과도 있었다. 개인 정원의 영양 수준이 식물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양보다 훨씬 높았다는 점이다. 식물이 적정량만 흡수하는 가용 인(燐)의 경우 개인 정원 토양은 평균 13밀리그램/킬로그램을 넘었고, 일부 정원은 60밀리그램/킬로그램을 초과했다. 반면 농경지는 약 3.5밀리그램/킬로그램으로 권장 범위 안에 있었다. 식물이 다 흡수하지 못한 인은 하천으로 흘러들어 수생 생태계와 식수 질을 해칠 수 있다. 팬티 분해 점수는 훌륭해 보여도, 그 정원은 식물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비료를 받고 있었던 셈이다.

실무적으로 이 대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팬티 지수는 '토양 건강' 전반이 아니라 영양분 가용성, 즉 '토양 비옥도'를 가장 강하게 반영한다는 점을 연구진은 분명히 한다. 영양이 넘치는 흙은 면을 빠르게 분해하지만, 그것이 곧 생태적으로 건강한 흙을 뜻하지는 않는다. 초지나 숲 같은 자연 생태계에서 지나치게 높은 영양 수준은 오히려 인간 교란의 신호이며 희귀 식물을 몰아낼 수 있다. 지표를 해석할 때 '분해가 빠르다=좋다'는 단순 등식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방법론의 신뢰성은 기존 방식과의 대조로 확인됐다. 팬티에서 나온 결과는 이미 검증된 티백 방식과 잘 일치해, 두 도구가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또 연구진은 컴퓨터 이미지 분석 대신 사람이 10퍼센트 단위로 분해 정도를 눈대중으로 매기는 단순 시각 평가만으로도 거의 비슷한 정확도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줬다. 뒷마당과 여분의 면 팬티만 있으면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미다. 배포된 1,100개 참가 키트 중 팬티 1,752벌과 토양 시료 883점, 설문 800건이 회수됐고, 품질 필터링을 거쳐 780개 지점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농민이어서 데이터가 실제 농업 현실을 반영했다.

한계도 솔직히 남는다. 통계 모델이 설명한 변동은 팬티 지수가 16.5퍼센트, 티백이 21.5퍼센트에 그쳤다. 대규모 생태 데이터는 원래 지점별 편차가 크고, 시민 과학 방식 특성상 설문 누락과 매설 지침 해석 차이 같은 불일치가 더해졌다. 비료 효과는 여러 종류가 함께 뿌려진 경우가 많아 개별 기여를 가려내기 어렵고, 정원 영양 관리에 대한 결론도 참가자 보고의 불완전성 탓에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의 진짜 성취는 정밀한 수치 하나가 아니라, 발밑에서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하던 1,000명을 흙 속 생명의 관찰자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25개국 이상의 언론이 주목한 것도 그 '엉뚱함'이 만든 힘이었다.

이 뉴스가 유용했나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월급 외 수입,
코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7가지 수익 모델을 직접 실습하고, 1,300만원 상당의 자동화 도구와 소스코드를 받아가세요.

144+실전 강의
17개수익 모델
4.9수강생 평점
정규반 자세히 보기

"비전공 직장인인데 반년 만에 수익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실제 수강생 후기
  • 비전공자도 6개월이면 첫 수익
  • 20년 경력 개발자 직강
  • 자동화 프로그램 + 소스코드 제공

매일 AI·개발 뉴스를 받아보세요

주요 테크 뉴스를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스팸 없이, 언제든 구독 취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