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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6.24 20

당신이 쓰는 vi는 진짜 vi가 아닐 수도 있어요: 1976년 원조 vi를 되살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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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vi'를 본 적 있으신가요?

터미널에서 vi라고 쳐본 적, 아마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게요. 여러분이 친 그 vi는 십중팔구 진짜 vi가 아니에요. 요즘 리눅스나 맥에서 vi를 치면 대부분 Vim(Vi IMproved, '개선된 vi'라는 뜻)이 호환 모드로 실행되거나, nvi 같은 클론(복제판)이 뜨거든요. 진짜 원조 vi, 그러니까 1976년에 빌 조이(Bill Joy)가 BSD 유닉스용으로 직접 짠 그 코드는 의외로 만나기 힘들어요.

이번에 소개할 The Traditional Vi(ex-vi)가 바로 그 원조의 직계 후손이에요. 빌 조이의 원본 소스 코드를 현대 시스템에서도 컴파일되고 돌아가게 정성껏 손봐서 유지하고 있는 프로젝트거든요. 'Vim도 vi 아니야?' 하실 수 있는데, Vim은 vi의 '동작 방식을 따라 만든 다른 프로그램'이에요. 반면 ex-vi는 원본 코드 그 자체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게 결정적인 차이예요.

ed에서 ex로, ex에서 vi로 이어진 족보

vi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면 이 도구가 왜 이렇게 생겼는지 단번에 이해돼요. 옛날 옛적, 컴퓨터에 화면 모니터가 흔하지 않던 시절엔 종이에 한 줄씩 찍어내는 텔레타이프로 작업했어요. 그래서 텍스트 편집기도 '한 줄 단위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었죠. 그게 바로 ed라는 라인 에디터예요. 화면도 안 보이는데 '3번째 줄을 이걸로 바꿔'라고 명령으로 편집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러다 ed를 좀 더 강력하게 키운 ex가 나왔고, 화면 달린 단말기가 보급되자 빌 조이가 ex에 '비주얼 모드(visual mode)'를 붙였어요. 화면 전체를 보면서 커서를 움직이며 편집할 수 있게 한 거죠. 이 비주얼 모드를 줄여 부른 게 바로 vi예요. 그래서 vi 안에서 : 콜론을 누르면 옛날 ex 명령어 모드로 쏙 들어가는 거고요. 우리가 :wq로 저장하고 나가는 그 콜론 명령이 사실은 40년 넘은 ex의 유산인 셈이에요. 그리고 키보드에 손을 올린 채로 입력 모드와 명령 모드를 오가는 '모달 편집(modal editing)' 방식도 이때 자리 잡았어요. 손을 마우스나 화살표로 옮기지 않고도 모든 걸 처리하려는 그 발상이요.

원조 vi의 특징은 한마디로 작고 빠르고 미니멀하다는 거예요. 요즘 Vim이나 Neovim은 플러그인 생태계에 자동완성, LSP 연동까지 거대한 IDE급으로 자랐잖아요. 그에 비하면 ex-vi는 군더더기가 거의 없어요. 코드도 작아서, 텍스트 에디터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하기에도 좋은 교재예요.

vi 클론들의 세계

vi 계열은 의외로 가족이 많아요. 가장 유명한 건 당연히 Vim이고, 요즘 뜨는 건 Vim을 현대적으로 재설계한 Neovim이죠. BSD 계열에서 기본으로 깔려 나오는 nvi도 있고, 옛날엔 elvis, vile 같은 클론들도 있었어요. 한편 모달 편집이라는 철학 자체는 요즘 다시 유행을 타고 있어요. HelixKakoune 같은 새 에디터들이 vi의 '키보드만으로 빠르게'라는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선택 후 동작 같은 새로운 발상을 더하고 있거든요. 즉 1976년의 아이디어가 50년이 지난 지금도 현역으로 진화 중인 거예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걸 굳이 깔아서 써야 하나?' 싶으실 텐데, 실무 메인 에디터로 갈아타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만 우리가 매일 쓰는 도구의 뿌리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건 생각보다 큰 자산이 돼요. :wq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 왜 vi는 모드를 나누는지, 이런 '왜?'를 알고 나면 Vim 단축키도 훨씬 머리에 잘 박히거든요. 그냥 외우는 거랑 맥락을 알고 쓰는 건 천지차이예요. 또 요즘처럼 에디터들이 무겁게 비대해지는 시대에, '꼭 필요한 기능만 담은 작은 소프트웨어'가 주는 명료함이 어떤 건지 직접 느껴보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핵심을 한 줄로 정리하면, '우리가 vi라고 부르던 건 대부분 후손들이었고, 원조 vi는 따로 살아남아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는 거예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에디터를 쓰고 계세요?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도구들 중에, 사실은 정체를 잘 모르고 쓰는 게 또 뭐가 있을까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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