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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6.25 25

독일에서 회사 세우기: 1,300만 원에 152일, 그런데 아직 송장 한 장 못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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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회사 세우기: 1,300만 원에 152일, 그런데 아직 송장 한 장 못 보냄

선진국이라고 다 빠른 건 아니더라고요

개발자로 일하다 보면 한 번쯤 “내 사업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법인을 세우느냐가 생각보다 큰 변수예요. 이번 글은 한 창업자가 독일에서 회사를 세우며 겪은 생생한 행정 지옥 후기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9,600유로(약 1,300만 원)를 쓰고 152일을 기다렸는데, 그 시점까지도 고객에게 송장(인보이스, 대금 청구서) 한 장을 못 보내고 있었다는 거예요. 일을 해도 돈을 청구할 수가 없는 상태라니, 창업자 입장에선 숨이 막히죠.

도대체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나

독일에서 우리나라 주식회사 비슷한 법인을 세우려면 보통 GmbH 형태를 택하는데, 절차가 겹겹이에요. 우선 정관을 만들면 공증인(Notar) 앞에서 공증을 받아야 해요. 한국처럼 온라인으로 뚝딱이 아니라, 사람을 직접 만나 서류를 공증받는 단계가 법으로 박혀 있어요. 그다음 상업등기부(Handelsregister)에 등록되길 기다려야 하는데, 이 등기 처리가 지역에 따라 몇 주씩 걸려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법인 명의 은행 계좌를 열어 자본금을 넣어야 등기가 마무리되는데, 은행 계좌 개설 자체가 또 한 세월이에요. 그리고 진짜 병목은 세무서예요. 사업을 하려면 세금 번호(Steuernummer)와 부가세 번호가 필요한데, 이게 발급되기 전까지는 합법적으로 송장을 발행할 수가 없어요. 글쓴이가 일을 다 해놓고도 청구를 못 한 게 바로 이 세금 번호가 안 나와서였어요. 회사는 이미 존재하는데 돈 받을 자격증이 안 나온 셈이죠.

왜 이렇게 됐을까

독일의 이런 절차는 부실 회사나 사기를 막으려는 안전장치에서 출발했어요. 공증, 최소 자본금, 까다로운 등기 모두 “아무나 회사를 못 만들게” 해서 거래 상대를 보호하려는 의도예요. 문제는 디지털 전환이 느려서, 그 안전장치들이 여전히 종이와 대면과 우편으로 굴러간다는 점이에요. 의도는 좋은데 속도가 21세기를 못 따라가는 거죠. 그래서 창업자 한 명의 몇 달이 행정 대기열에서 그냥 증발해버려요.

업계 맥락: 다른 나라는 어떤데

비교하면 차이가 확 느껴져요. 에스토니아는 e-Residency라는 제도로 외국인도 온라인으로 몇 시간 만에 회사를 세우고 운영해요. 미국은 Stripe Atlas 같은 서비스로 델라웨어 법인을 며칠 만에 만들고 바로 결제를 받을 수 있고요. 영국도 온라인 등기로 하루 안에 회사가 생겨요. 이런 곳들이 “일단 빠르게 시작하고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잡자”는 철학이라면, 독일은 “들어오기 전에 다 검증하자”는 철학인 거예요.

이 대비가 중요한 이유는, 요즘 창업은 국경을 쉽게 넘나들기 때문이에요. 개발자 한 명이 어디서든 코드를 팔 수 있는 시대에, 법인 설립 속도와 편의성은 그 나라가 인재와 스타트업을 끌어들이는 경쟁력이 돼요. 독일이 강한 제조업 기반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종종 아쉽다는 평을 듣는 배경에 이런 행정 마찰이 있어요.

한국 개발자에게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있어요. 첫째, 한국은 사실 이 부분에서 꽤 빠른 편이에요. 온라인 법인 설립과 홈택스 사업자 등록이 며칠 안에 되니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게 알고 보면 큰 강점이에요. 둘째, 해외 진출이나 글로벌 결제를 염두에 둔다면 어느 나라에 법인을 둘까가 진짜 전략적 결정이라는 점이에요. 무작정 본사가 있는 나라에 세우기보다, 송금·세금·결제 편의를 따져보는 게 좋아요.

셋째, 프리랜서나 1인 개발자라면 거창한 법인보다 가벼운 형태로 시작했다가 규모가 커지면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에요. 처음부터 무거운 절차에 시간을 묻어버리면, 정작 제품 만들 에너지가 행정에서 다 빠져나가거든요.

마무리

핵심은 이거예요. 회사를 ‘만드는’ 것과 ‘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예요. 그리고 그 간극은 나라마다 며칠에서 몇 달까지 천차만별이고요.

여러분이라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어느 나라에 법인을 세우시겠어요? 빠르고 편한 곳 vs 신뢰와 안정성이 높은 곳, 무엇을 우선하실 건가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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