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보호하자(Think of the children)"는 구호는 늘 강력한 명분이지만, 이 글은 그 구호가 사실상 전 국민의 인터넷 실명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냉소적으로 해부한다. 미성년자 음란물 차단·연령 확인을 명분으로 한 법안들이 결국 요구하는 것은 '아이만 걸러내는 기술'이 아니라 '모든 사용자의 신원 확인'이다. 아이인지 아닌지 가려내려면 결국 모두가 신분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이를 강제하는 구체적 경로를 짚는다. 사이트별 연령 인증을 넘어, 단말기 차원의 신원 증명(device attestation), ISP·통신사 단의 실명 연동, 정부 디지털 ID를 모든 트래픽에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익명 접속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모든 통신이 실제 신원과 묶여 추적 가능해진다. 결국 아동 보호라는 감정적 명분이 광범위한 감시 인프라를 정당화하는 트로이 목마가 된다는 것이 핵심 경고다. 기술로 먹고사는 한국 IT 종사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연령 인증·실명제 요구를 설계할 때, 그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전 국민 감시의 입구인지 구분하는 기술적·윤리적 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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