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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왜 불타는가: 관리 포기가 부른 초대형 산불

유럽은 왜 불타는가: 관리 포기가 부른 초대형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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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유럽은 기록적인 산불 시즌을 겪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7월 15일 사라고사주 오레스 인근에서 시작된 불길이 강풍과 낮은 습도를 타고 순식간에 확산돼 하루 만에 1만1,000에이커를 넘겼고, 다섯 개 마을이 대피했다. 이틀 뒤 인근 과달라하라주에서는 '라 미에를라' 화재가 8만 에이커 이상으로 번졌다. 7월 22일 아빌라주 부르고온도에서 중장비 불꽃으로 시작된 불은 마드리드 남서쪽에서 이미 타고 있던 화재와 합쳐져 톨레도주까지 넘어갔고, 13만5,000에이커가 넘는 스페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화재 복합체로 커졌다. 한 과학자는 이 복합 화재가 원자폭탄 23개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했다고 추정했다.

피해는 스페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스페인에서만 이미 20만 헥타르 이상이 탔는데, 이는 역사적 평균의 두 배다. 프랑스에서는 보르도 서쪽에서 파리 면적의 네 배에 이르는 화재가 발생해 22만 명이 대피하는, 평시 기준 자국 사상 최대 규모의 소개(疏開)가 이뤄졌다. 영국은 틴트위슬 무어 화재와 씨름했고, 불길은 북쪽으로 스웨덴, 남쪽으로 크레타섬까지 번졌다. 스페인의 한 산불 진화대원이 남긴 문자는 현장의 무력감을 압축한다. "우리가 25년간 배워 온 모든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기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무엇이 이런 불을 만드는가. 안달루시아의 헬기 진화대원 안토니오 J. 베라 메나는 여러 요인이 뒤섞인 결과라고 설명한다. 극심한 폭염이 한 축이지만, 역설적으로 앞선 유난히 습했던 시기가 이미 우거진 지역에 두꺼운 풀을 키운 것도 원인이었다. 그는 "이 재료들을 칵테일 셰이커에 넣고 흔들면 진화 역량을 훨씬 초과하는 대형 화재가 나온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립대 명예교수이자 전직 산불 진화대원인 스티븐 파인은 저서 '꺼지지 않는 불: 유럽 화재사'에서 한 가지 수수께끼를 던진다. 돈과 과학, 기술을 가진 '근대화된' 국가들이 왜 오히려 초대형 산불에 두들겨 맞는가. 기후변화가 화재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후변화는 어디서나 일어나는데 일부 지역만 상황이 악화된다는 점이 그의 관심사다. 지중해권 유럽은 캘리포니아처럼 습윤과 건조가 반복되는 연간 주기 탓에 본래 불에 취약한 땅이라는 것이다.

산을 등진 사회

파인은 유럽인들이 오랜 세월 목초지와 농지, 과수원을 가꾸며 불을 활용해 왔다고 지적한다. 밭과 목초지, 과수원이 맞물린 '모자이크 경관'은 나무와 덤불을 잘게 쪼개 파괴적 화재를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사이 이 구조가 무너졌다. 농업이 산업화·대형화되고 소나무와 유칼립투스 같은 인화성 수종의 조림지가 빠르게 퍼졌다. 스페인에서는 1940년대 이후 약 400만 헥타르가 새로 조림됐고,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의 삼림 면적은 포르투갈 크기만큼 늘었다. 탄소 저장을 위해 2030년까지 30억 그루를 심겠다는 EU의 약속에는 인화성이라는 뒷면이 있다.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에만 유럽 전역에서 약 3억 에이커의 농지가 버려졌다. 일자리가 없고 정부가 그곳의 자연자원을 중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메나는 말한다. 사람이 떠나면 경관은 균질해지고 관목이 빈 땅을 잠식하며 연료 부하가 쌓인다. 토양학자 헤수스 산티아고 노타리오 델 피노는 "연료 부하가 최근 수십 년간 크게 늘었고, 이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야생화의 딜레마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재야생화(rewilding)도 뜻밖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EU는 2030년까지 훼손된 육지·해양의 20%를, 2050년까지 복원이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자연 상태로 되돌리기로 했고, 3억 에이커가 잠재 후보지로 지목됐다. 문제는 화재 관리 측면에서 재야생화와 방치된 땅이 서로 닮았다는 데 있다. 관목이 우거지고 숲이 빽빽해지면 오랜 인간 활동으로 형성된 경관에 자연적 연소 주기가 되돌아오는데, 현대 사회는 이를 견디기 어렵다. 유럽산림연구소의 알렉산더 헬트는 사람이 자연 과정을 염두에 두고 숲을 관리하는 '프로 실바(Pro Silva)'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목재 생산과 경제적 가치, 생물다양성 보전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이 모델이 가뭄·폭풍·화재에 더 강하다는 것이다.

한국에도 시사점은 적지 않다. 대형 산불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단순한 기온 상승만이 아니라 조림 수종의 구성, 농촌 인구 감소와 임야 관리 공백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겹쳐 있다. 나무를 심는 것 자체가 답이 아니며, 어떤 나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화재 위험을 좌우한다는 유럽의 경험은 진화 역량 확충 못지않게 평시의 연료 관리와 경관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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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newyorker.com/news/the-lede/why-is-europe-bur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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