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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8.14 26

C#로 만든 2D 게임 엔진 '아케이드메이커', 자체 언어와 IDE까지 담아 오픈소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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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일은 프로그래머의 오랜 로망 중 하나다. 최근 해커뉴스 'Show HN'에 공개된 아케이드메이커(ArcadeMaker)는 그 로망을 꽤 멀리까지 밀어붙인 개인 프로젝트다. 엔진과 통합개발환경(IDE)을 C#으로 작성했지만, 정작 게임 로직을 짜는 데 쓰는 언어는 개발자가 직접 설계한 프로토타입 언어 'Exp'다. 그래픽과 오디오는 MonoGame 백엔드가 담당해 데스크톱·모바일·콘솔로 내보낼 수 있고, 향후에는 KNI 엔진 구현을 추가해 웹 지원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소개돼 있다.

프로젝트의 뿌리는 명확하다. 개발자는 아케이드메이커가 '게임메이커 8(GameMaker 8)'을 기반으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게임메이커 계열의 워크플로를 써본 사람이라면 학습 곡선이 완만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드래그 앤 드롭과 스크립트를 오가는 이 계열 도구는 오랫동안 입문자용 2D 게임 제작의 표준 경험을 제공해왔고, 아케이드메이커는 그 익숙한 감각을 오픈소스와 크로스플랫폼이라는 형태로 재현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라이선스는 MIT로, 상업적 활용을 포함한 폭넓은 재사용을 허용한다.

몇 년에 걸친 비선형 개발의 흔적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 프로젝트가 단선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케이드메이커는 여러 해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발됐고, 부분마다 개발자의 실력이 크게 달랐던 시점에 작성됐다. 처음에는 사용자가 게임 로직을 C#으로 직접 작성하는 엔진이었다. 이후 한동안 손을 놓았다가, 개발자가 자신만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완성한 뒤 다시 돌아와 기존 C# 스크립팅 계층을 자신의 언어로 교체하고 코어 엔진을 그 언어 중심으로 다시 썼다.

이런 이력 때문에 현재 IDE에는 새 엔진 백엔드가 아직 지원하지 못하는 기능이 다수 남아 있다. 다시 말해 도구의 껍데기는 옛 C# 버전 시절의 기능을 여전히 품고 있지만, 그 아래에서 실제로 동작하는 새 엔진은 아직 그만큼을 따라잡지 못한 상태다. 개발자가 밝힌 장기 목표는 우선 새 엔진을 옛 C# 버전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그 너머로 확장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개발자 스스로 분명히 못박은 이유이기도 하다.

실무자가 눈여겨볼 지점과 한계

한국의 개발 실무자 입장에서 이 프로젝트를 볼 때 냉정하게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문서화가 '정말, 정말 부족하다'고 개발자가 직접 인정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혼자, 그것도 남는 시간에 진행하고 있어 문서가 미비하며, 기여를 원한다면 풀 리퀘스트를 보내기 전에 먼저 이슈를 열어 아이디어를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자체 언어와 자체 IDE라는 구조는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학습 자료가 사실상 개발자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준에 의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체 언어를 채택한 도구는 생태계와 자료가 빈약할 때 진입장벽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일반적 위험을 함께 안고 있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이유는 방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코드가 거의 100% 수작업으로 작성됐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예외는 충돌 감지에 쓰이는 분리축 정리(Separating Axis Theorem) 수식을 클로드(Claude)의 도움으로 작성한 것뿐이며, 엔진·IDE·언어·아키텍처는 모두 직접 손으로 짰다고 밝혔다. README 문서 작성에는 GPT를 활용했다는 점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AI를 도구로 쓰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도전을 위해 직접 코드를 쓰는 방식을 선호했다는 개인적 선택의 표현이다.

이 지점에서 개발자는 한 가지 관점을 덧붙인다. AI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대에도 사람은 코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이해해야 하며, 그것을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코드를 써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케이드메이커는 입문자 친화적인 엔진으로서 그 학습 과정을 돕는 도구이자, AI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혼자 재미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을 위한 도구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결국 아케이드메이커는 완성된 제품이라기보다 초대장에 가깝다. 게임메이커식 워크플로를 좋아하거나 가볍고 입문자 친화적인 2D 엔진 제작에 관심이 있다면, 코드·문서·아이디어 등 어떤 형태의 기여든 환영한다는 것이 개발자의 메시지다. 자체 언어로 게임을 만드는 도구가 실제로 얼마나 쓸 만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상용 엔진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한 개발자가 밑바닥부터 도구 체인 전체를 손으로 쌓아 올린 시도 그 자체는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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