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관리자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는 대개 기술이 아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업무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한 방에 모여 각자의 목표를 들고 부딪칠 때, 리더가 실제로 다루는 것은 코드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도쿄의 이벤트·티켓팅 플랫폼 Peatix에서 제품을 이끌고 있는 한 미국 출신 관리자는 이 문제를 조금 특이한 훈련장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20년 넘게 이어 온 즉흥 코미디 무대다. 그는 2005년 일본에 건너와 오사카에서, 이후 도쿄에서 이중 언어 즉흥극 그룹을 만들어 매달 공연을 이어 왔고, 낮에는 다이어트 앱 Asken, 대화형 커머스 Zeals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두 세계를 오래 분리해 왔던 그의 태도가 무너진 건 2017년의 한 회의에서였다. 대형 보험사 AXA의 부사장이 직원 복지용으로 다이어트 앱을 검토하며 예고 없이 즉석 시연을 요청했다. 소니와 함께 막 출시한 베타 기능, 즉 접시를 촬영하면 음식을 인식해 기록을 자동화하는 사진 인식을 보고 싶어 했지만, 팀 누구도 실제 음식을 준비해 오지 않았다. 그는 회의실 책장에 장식으로 꽂혀 있던 요리책을 꺼내 음식 사진을 펼쳐 밀었고, 부사장은 결국 '음식 사진의 사진'을 찍었다. 앱은 요리를 완전히 잘못 인식했다.
실패를 무대의 일부로 만들기
무대 위에서 무언가 잘못된 직후의 반 박자, 관객이 이것을 재앙으로 볼지 최고의 장면으로 볼지 지켜보는 그 순간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위에 쌓았다. 모델이 실제 음식의 질감과 깊이가 아니라 인쇄된 점과 지면의 광택을 읽고 있어 진짜 접시에서 더 잘 작동한다고 설명한 뒤, 이 실패를 논점으로 전환했다. 시스템이 최악의 조건인 '사진의 사진'에서도 몇 초 만에 구조화된 추정값을 돌려줬다는 것이다. 회의의 나머지는 상대의 표정을 읽고 즉석에서 설득을 조정하며 적절한 동료에게 순간을 넘기는, 사실상 즉흥 장면이었다. 회의실을 나서며 그는 자신에게 낮의 기술직과 취미로서의 즉흥극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불확실성을 다루는 하나의 일을 두 개의 모자를 바꿔 쓰며 하고 있을 뿐임을 깨달았다.
말하지 않은 것을 듣는 기술
첫 번째 습관은 듣기다. 사람들은 즉흥 배우가 재치로 대사를 뽑아낸다고 오해하지만, 다음 대사를 머릿속에서 쓰기 시작하는 순간 상대의 말은 들리지 않고 장면은 죽는다. 제품 회의도 다르지 않다. 영업은 숫자를, 엔지니어링은 구현의 한계를, 사업개발은 파트너에게 한 약속을 들고 들어온다. 성과를 내는 회의에는 준비 자료에 없던 접점을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사람이 최소 한 명은 있다. 특히 일본과 해외 인력이 섞인 팀에서는 신호의 상당수가 말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정중한 표현은 문제를 함께 풀자는 초대가 아니라 배려로 포장된 단호한 거절이고, 발표 뒤의 끄덕이는 침묵은 동의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망신 주지 않으려는 선택인 경우가 많다. 침묵을 합의로 착각하는 것이야말로 외국인 관리자와 개발자가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이다. 그가 쓰는 방법은 단순하다. 본질적인 사안에 답하기 전에 들은 내용을 한 문장으로 되짚는 것이다. 되짚어야 한다는 걸 알면 제대로 듣게 되고, 두 언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석의 어긋남을 아직 고치는 데 비용이 들지 않을 때 잡아낸다.
'예스, 그리고'를 네마와시 속도로
두 번째 습관은 즉흥극의 유명한 규칙 '예스, 그리고(Yes, And)'다. 상대가 준 것을 받아 거기에 무언가를 더하는 태도로, 상대의 제안을 지워 버리는 '블로킹'의 반대다. 업무에서 이 블로킹은 '예스, 하지만'이라는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한다. '이미 검증했다', '범위를 벗어난다' 같은 반사적 방어는 잠재적 협력자를 상대로 만든다. 그가 연습하는 재구성은 반발을 하나의 제안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링 리드가 성능 우려로 스펙에 이의를 제기하면 스펙을 방어하는 대신 그 우려를 다음 스프린트 계획에 별도 항목으로 넣겠다고 답한다. 다만 그는 이것이 모든 요청에 예스라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태도이며, 입력이 시스템 안에 자리를 얻는 것과 그것을 출시하겠다는 약속은 다르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일본에서는 여기에 층이 하나 더 있다. 공식 회의 전에 이해관계자와 개별적으로 조용히 합의를 쌓는 네마와시(根回し)는 사실상 일주일에 걸쳐 느린 속도로 수행하는 '예스, 그리고'다. 서구 스타트업식의 '일단 예스하고 가면서 풀자'는 일본 팀에는 위험을 책임질 주인이 없는 무모한 계획으로 읽힌다. 그가 두 방식을 조화시키는 방법은 속도를 맞추는 것이다. 받아들이는 태도는 즉흥극에서 가져오되, 실제로 쌓는 작업은 브레인스토밍 속도가 아니라 네마와시 속도로 한다.
마지막 습관은 무대의 가장 반직관적인 교훈에서 나온다. 최고의 장면은 웃기려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모두를 돋보이게 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점이다. 긴장된 언쟁이 벌어지는 무대에 청소부 역할로 등장해 대사 한 줄 없이 눈빛만으로 반응하는 배우가 장면 전체를 더 크게 만든다. 즉흥극에서는 이를 '영리해지지 말고 쓸모 있어지라'고 표현한다. 제품 관리는 직함이 붙은 청소부 역할이다. 관리자는 권한 없는 책임을 지며, 기능을 직접 코딩하거나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거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명령할 수도 없다. 성공은 다른 사람들을 유능하게 만들고 그들의 일이 드러나게 하는 데서 온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영업이 무대이고 관리자는 그 장면을 받쳐 주는 배경이다.
이 글의 가치는 화려한 방법론이 아니라, 네 가지 습관 모두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것이라는 주장에 있다. 되짚어 말하기, '하지만'을 '그리고'로 바꾸기 같은 실천은 처음 이틀은 기계적으로 느껴지지만 곧 자신이 방어할 필요 없던 것을 방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한계도 분명하다. 이 조언들은 한 사람이 무대와 몇몇 일본 기업 현장에서 얻은 경험적 습관이지, 통제된 연구로 검증된 방법론은 아니다. 그럼에도 다국적 팀을 이끄는 한국의 실무자에게 시사점은 뚜렷하다. 문화가 다른 조직에서 리더십의 병목은 대개 기술이 아니라 듣기와 협업, 그리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팀을 기능하게 만드는 태도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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